인목대비를 정엽(鄭曄)과 이항복(李恒福)이 방문하면서 생긴 일화를 소개한 글이다. ― 광해군 때 인목대비가 경운궁에 유폐된 지 몇 년이 지났다. 정엽과 이항복이 이 궁에 나아가 궁궐 문이 닫히고 풀이 뜰에 가득한 것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당시 날이 가물어 남대문을 닫아놓았기 때문에 정엽이 열린 문을 닫을 필요는 없다고 하였고, 이항복은 닫은 문을 열면 비가 올 것이라고 하였다. 이이첨(李爾瞻)이 그 이야기를 듣고 크게 노하여 국문하려 하였으나 사람들이 만류하여 그만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