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을 간 이정구(李廷龜)가 왕세정(王世貞)을 만났던 일화를 소개한 글이다. ― 이정구가 연경에 갔을 때 왕세정의 집에서 문장으로 교유하였는데 그가 조정에 갈 일이 있어 나가며 하인에게 “손님을 잘 모시라.”고 분부하였다. 하인이 이정구에게 떡, 국수, 술, 고기, 과일 등을 연달아 내어 오니 그가 먹으며 책을 보았다. 왕세정이 돌아왔는데 “식사를 하셨느냐?”고 하니 “아직 먹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는 조선과 중국의 풍속이 달라 조선은 꼭 밥과 국을 먹어야 밥을 먹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