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묵은 여우와 팔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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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성통합상세화면]
제목 천년 묵은 여우와 팔백이
테잎연번 [대구시 설화 147]
음성위치  T. 대구 25 뒤
채록지  수성구 범어 1동
채록자  최정여, 천혜숙 조사
구연자  최용국
출전  한국구비문학대계 7집 13책
출전페이지  639 ~  645
설명  * 계속 열심히 듣고만 있었던 제보자가 들려 준 이야기다. *
본문 
그 전에 어떤 사램들 어떤 사램이 하나 있는데 살림이 부자라. 살림이 부잔데, 저거 부모가 하는 말이,

“니 생전에는 하리 팔백 냥을 써가지고는 내 생전에 써도 갠찮을 기다.”

그래 말을 그리 하거덩. 말을 그래 하니까네 이거 머 팔백 냥썩을 늘 써 나간다. 늘 써 나가니 오래도록 써 나가이, 저거 부모네는 죽어뿌고 다 죽어뿌고. 저거 부모들이 말하는 것과 같이 돈 써 나가이 이거 뭐 저 검마, 부모님 성할 때는 돈이 있었는데 저거 어마이, 저거 부모님네 죽고 나이마 살림이 줄었다 말이라.

살림이 줄어가 이래가 있는데, 그래가지고 살아보이 ‘이거 아무래도 안


[640 쪽]

디겠다’ 싶어서 그래 그래 인자, ’내가 이래 갖고는 안 댈끼고 내가 아무래도 죽어야 디겠다‘꼬 그래 젙에서 이 근방아서 죽을라 커이, 이름이 멋이고 하이 이름이 팔백이라. 팔백이라꼬 이름을 짔다 말이라. 팔백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그 팔백이가,

“내 가이 이래가지고는 도저히 안 댈키고 내가 죽어로 간다.”

카미,

“넘몰리 죽으로 간다.”

커미, 두루막 속에다가 인자 밭돈바리로 하나 옇어가지고, 그래가주고 이래 둘러가지고 어데로 갔노 하며는, 어데로 갔노 하며는 저 강은도겉은 데로 갔어. 그래 강은도 겉은 데로 가이까네, 그래 큰 산중에서 인자 그리 가는데 그서 마 달리, 매달리가 죽을라꼬 가이 뿌리이는 도랑 건네 있고 또 나무잎은 도랑 이쭈에 있고 그런 냉기, 이런 냉기 있는데 그 나무속에 도랭이 있는데, ‘내가 저 가서 매달리 죽는다꼬’ 그서래 그게 올라가 이 저 밑에서 우짠 여자가 하나 올로 오미,

“팔백이, 팔백이.”

하고 부른다 말이지. ‘이늠, 내 이름 부리고 날 알 사램이 없는데 우짠 사램인고’ 싶어 이래 내리본께네, 어떤 여자가 하나 올로오미 죽지마라꼬 말이지 영 손을 흔들어쌓는 기라. 그래 이래 있인께께 젙에 와가 하는 말이,

“팔백이 니가 돈 따문에 그래 죽을라 커이, 돈 때문에 이런데 와서 죽을라 커이 내가 돈을 얼마든지 내가 가지, 돈을 구해다 줄 모양인께네 날 따라가자.”

이래 까아자아 카거든. 그래 그 그 밑에 그 니러가이, 그래 그 밑에 내리간꺼네 동네도 아이고 이래 산중허린데 이래 가이까 펀펀한 기애집이 이리 있는데, 아주 우락하이 지아난 기애집으로 있는데, 그래 기애집에 드가디마는,

“야들아, 오늘 손님 오이까 사라아 치우라.”

이카거덩. 그래 모도 사라아 드가 모도 마카 씰고 딲고 전부이 모두다 다 해준다 말이라. 그래 해주이까,“그래 드가라” 커거덩. 그래 그 드가라


[641 쪽]

카이까, 그래 그 드갔다 말이라. 그래 그래 그 떡 드라여 이래 있인까네, 지녁을 채리주는데 참 잘 채리준다 말이라. 잘 채리주거든. 잘 채리주는데 그래 지녁을 묵고 이래 있이이꺼네, 저억을 묵고 이래 있인꺼네. 그래마 그하거등.

그래 그 이튿날 아침에 날이 새고 나이꺼네, 아침을 해가 주는데 또 잘 채리 주거덩. 똑같이 채리준다 말이라. 똑같이 채리주는데 그래 그 아침을 떡 묵고 나이꺼네, 웃방아서 까침소리가 딸그락 딸그락거리미 나거덩. 까침소리가 나더마는 그래 그 여자가 온다 말이라. 그래 그 여자가 오디마는,

“팔백이 돈을 얼매나 주모 디겠노?”

이래 묻거덩. 그래,

“아무래도 팔백 냥은, 조야, 팔백은 안 조야 안 디겄나.”

꺼이, 그래 가주고 돈을 팔백 냥을 주거덩. 돈을 팔백 냥을, 팔십 냥을 준다 말이야. 팔십 냥을 주는데 그래 그마 그 돈을 가주고 떡 나갔다 말이라. 나가서 지가 생각을 하기를 어떻기 생각을 했노 하믄 ‘그전에 저거 엄마 적아버지 벌인 재산을 전부 술집에 가 다 없앴는데, 인자 이 돈을 다시 씰밖움 없다‘꼬

그래 그 돈을 팔십 냥을 가주 나와서, 팔십 냥을 가주고 나와서 없는 사람은 그래 그 말카 옷하고 마카 모도 고리고리 떠가주고, 이래 있이이 없는 사람은 언자 옷 주고 이늠 있는 사람은 참 그거한 사람 아아 불쌍한 사람은 구, 전부 불쌍한 사람 구제로 다 했어.

그래, 구지를 떡 해가지고 [청취 불능] 암만 씨도 그 날 팔십 냥 다 몬씨겠다 말이지. 그래 한 스무남 냥 남았거든. 그래 그래 그날 지녁에 그래 집에 가이까,

“그래, 팔십 냥 다 썼느냐?”

꼬 묻거덩.

“안주꺼정 여 돈이 한 스무 남냥 남아가 있다.”


[642 쪽]

이카이꺼네,

“그래 수무 남 냥 남아가 있이마, 그러마 내일은 그 돈까지 팔십 냥 도라 커느냐, 그 돈 말고 팔십 냥 도라 커는강?”

그래 묻거덩, 또.

“그래, 그 돈까지 팔십 냥을 달라.”

컨다 말이라. 그래 사시로 팔십 냥을 준다. 만날 그래 씬다 말이야. 그래 씨는데, 내제, 내제는(나중에는) 이늠 뭐 옷 없는 사람 옷 해주제 이늠 뭐 차비 없는, 노비(노자) 주제 전부 이래 다 주이까, 그래가 이기 마 이름이 떡 대갖고여 안 나가마,

“팔백이, 고마 우째다 이래 안 나오노?”

이래 전부 아는 사람은 전부 다 카는데. 그래 돈을 팔백, 그래가주고 인자 그거로 하는데 그럭저럭 가실이 댔는 기라. 그럭저럭 가실이 댔는데, 그래 그날 지녁은 드가이꺼네 카거던.

“내일은 우리집에 농사지었는데 그 전에는 수로 전부 딴 사람을 전부 다 봤는데, 내일은 수 보로 나가라.”

이커거던. 그래 수 보로 나가라고 이카미, 그래 논문시로 전부 모도 주는데 한가방을 옇어 주거덩.

“이거를 가주고 이거로 가주고 가면은 한 아매 한 달이나 거진 걸릴 모양이거마는, 그래 이거를 돌아보고 그래 거한 사람 그래 거어하라.”

커거덩. 그래 참 마 수 보로 나가노인께네, 그래 이머 대집도 잘하고 아주 머 좋거덩. 좋은데 그래 그걸 받고 참말로 수를 전부 다 보고 나락도 받고, 받아재이고 전부 하고 보이, 그 한 달이나 거진 걸맀어. 한 달이나 거진 걸리는데, 그래가주고 그거 하고 집에 온다꼬 온다 말이라. 집에 온다꼬 오이까 그 산을 넘어양 집에 오는데, 그 산만, 그 집에 몬 와서 그 우에서 이래 큰 소냉기가 하나 있는데 그래 그 소나무 우에 노인이 하나 섰다 말이라. 서가지고 이름을 부르미,

“팔백이, 팔백이.”


[643 쪽]

부르거덩. 치다 보이 그 노인이라 말이라. 연시로 그거하더라 캐도(1)[주]연세를 생각하더라도. 위로로 해야 디겠고, 그래,

“예.”

이카이,

“니가 이밑에 이게 제 집에 가서 니가 잘 지냈제?”

이래.

“잘 지냈심더.”

“그기 사램이 아이라 천년 묵은 여신데, 천년 묵은 여신데, 그 사램이 아이라 여시다. 여신데. 너를 그거를 할라 칸다. 그래이께 니가 내 씨기는 대로 해양 니가 사, 내 씨기는 대로 안하만 니가 죽는다, 죽는다.”

이카거덩.

“니가 가가주고 시방 니리가만 마 집에 온갖 약따리는 냄시가 뭐뭐 향, 진동하고 이거 뭐 머리도 아푸다꼬 머리를 디이가주고 니가 집에 가만 그거를 할 모양인께네 그 이튿날 아직에, 온 지녀어는 그라지 말고 내일 아침에 아침을 해가주고 줄 모양인께네, 아침을 해가주고 아침 상 머리에 앉을 모양인께네 앉거들랑 딴 인사를 하지 말고 낰(낯)에다 춤(침)을 시 분 밭아라. 춤을 시 분 밭아양 니가 사지 그라이모 몬 산다.”

이카거던.

“예.”

그래 그카고. 그래가주 한 서너 발 니리 온께네,

“그래, 내 말 밍심하라꼬, 꼭 밍심하라.”

이카거덩.

“예.”

그래 밍심, 그래가 떡 니러오는데 가마이 생각을 하이까, ‘내가 그 여자 아이마, 그 낭개 올라가서 그거할 때 하마 죽었어낀데 그 여자 따에서 여태꺼정 살았는데, 내가 죽었으마 죽었지, 그 여자 쥑일 턱이 있나. 그래


[644 쪽]

이꺼네 그 여자 못 쥑인다’. 그래 딱 생각을 하고 집에 오인까네 참 뭐뭐뭐 약 달이는 내가 진동을 하고, 약을 모도 이래 달이거덩. 이래 달이는데, 그래 집에 척 드가이 방문에, 이 머리에다가 수건을 디리고 이래 가주고 나오미,

“아이구, 인자 오시느냐?”

꼬 그래 인사를 한다 말이라. 그래 그 인사로 받고 방아 척 드가인까네, 그래 사랑아 드가여 또 그날 밤 잘 자고 이래 있으이까, 그래 한 그 이튿날 아직에, 아침을 떡 믹, 떡 채리가 오디마는 그래 그 여자가 판 머리를 떡 앉는다 말이라. 떡 앉아서,

“그래 어제 그 했는 거 우예 댔느냐?”꼬.

“그래 잘 댕기 왔다.”

커이, ‘그래 잘 댕기 왔다꼬’ 이칸께네, 그래가주고 아침을 묵고 나이,

“그래, 어지 오미 한 말이 안 들었느냐?” 꼬.

“그래, 그 노인이 춤 시 분 받고 전부 저 그리하라 커는 그 말을 들었다”꼬.

“그래 그럴끼라꼬. 와 춤 시 분, 와 그 춤 밭아라 커는데 안 밭았느냐?”

꼬 묻거던. 그래 묻는데,

“그래 당신을 아이면 낭게 올라갔을 그 때 내가 죽었일 낀데, 당신 땀에 (때문에) 여태꺼정 살았는데, 여태꺼정 살은 공만 해도 말할 수가 없는데, 내가 쥑일 턱이 있느냐꼬. 그러니 당신이 나를 쥑일라 카거든 쥑이고 살릴라 카거든 살리고 당신 원하는 대로 하라.”

꼬. 그래 물팍을 턱 치디마는,

“내가 사램이 아이라 천년 무운 여시라꼬. 여신데 그 쉰 영감 그 영감은 이 마실, 참 저 산 지네라. 이 산 지넨데 그 사람이 멋을(무엇을) 해가 그 우에다 할라 커마 내가 휘방을 놀고, 내가 그 성공을 할라 커마 그 사램이 휘방을 놀고 그렇다꼬. 그래 큰 방아 큰 방아, 가보자.”

캐. 하는데 으으응 큰바아, 그래가주고 인자 그거를,


[645 쪽]

“오늘은, 오늘은 내가 돈을 줄 모양인께네 당신이 가가주고 그래 옷넣을 귀로 하나 사가주 오라.”

그래 옷함을 하나 사가오라, 맨들어 오라 캐.

“그래, 옥함은 머할라꼬?”

커이,

“그래 머로 하든지. 큰 방아 가보지.”

이카이, 가보이께 이불 밑에다가 털로 벗어가주고 나돘는데, 참말로 백여시 털로 그 하야이 해가 벗어가,

“그래, 이거 이거 간수하거로 좀 해돌라.”

캐. 그래가주고 참 옥함을 참 귀로 아주 참하게 짜가주 조노이께네, 그래 가주고 참참하게 짜가주 조노이께네,

“그래 내가 오늘 부텀은 여시가 안 대고, 여시가 댈라 캐도 못대고, 그 당신캉 백년하례 하고 당신캉 살 모양인꺼네, 걱정하지 마고 나캉 사자.”

이카거덩. 그래가지고 참 천년 묵은 여시가 화(化)로 해가주고 잘 사더래, 사람이 돼가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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