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수와 며늘 열둘 가진 사람   
 
 G002+AKS-UR20_Q_1633_1_01A
 [음성통합상세화면]
제목 박문수와 며늘 열둘 가진 사람
테잎연번 [안강읍 설화 30]
음성위치  T. 안강 7 뒤, 8 앞
채록지  안강 2리 경로당
채록자  임재해, 한상옥, 이남희, 박원순, 김정임 조사
구연자  박시홍
출전  한국구비문학대계 7집 3책
출전페이지  270 ~  277
설명  * 이 제보자는 평소에 이야기를 자주 하거나 많이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하면서는 자기 스스로 이야기에 빠져들어가서 이 며느리들의 효성을 진심으로 기꺼워했고, 얘기 도중에 무릎을 치고 손뼉을 치는 등 아주 적극적으로 구연했다. *
본문 
어사 참 어사명령을 인자 받아가주고 이 영남으로 인자 민심관계로 내려와가 인데(이런데). 끝내 놓이, 저 충청도 어디라. 가이.

큰 아주 대문이 높고 아주 우상가 집에다가 어떤 집이 그래 가이, 주인을 찾으이. 옛날에 어사, 우리 같이도 안 해 입고도 댕깄지. 파립에다가 다 떨어진 머 이래가 항금(오로지) 어명 받은 그거만 짊어지고 댕깄지 머. 이래가 그 주인을 찾으이, 탕건 씨고 한 노인이 이래 떡 알내를(안내를) 하는데. 그래 인사를 하고,

ꡒ내 질 가다가 노자는 없고 이래서 댁에 여어 아주 참 드가서 하룻밤 유숙해가 갔시머 싶어가 들왔심더.ꡓ

이래 인자,

ꡒ그럼 같이 잡시더.ꡓ

저녁에 인자 자는데. 온갖 이얘기를 이렇게 하고, 지녁을 잘 해가 왔는데. 예의로, 손님접대로 하는 거는 주인하고 손님하고 한 자레(자리에) 앉아가 식사로 해야 될 사정인데. 그 참 연들이 밥상을 갖다가 손님 상만 들여놓골랑, 그러이 주인하는 말씀이,

ꡒ손님, 이거 미안쿠마는 마 손님 혼자 식사로 하이소.ꡓ


[271 쪽]

그러고 이거 참 박어사 가마이 생각카이 가사(家事)는 훌륭코, 머 하는 기이고(것이고) 범절이 뭐 이 고이지그덩.

안에 드가가 조금, 혼자서 식사를 하다가이이. 뭐 각좨 마 박장을 [손뼉을 두드리며] 이래 치고 윗는(웃는) 소리가 안에 여어 와글거레 쌓크덩. ꡐ거 이상타.ꡑ 이래가 식사를 다 하고, 그래 쪼매 있이이 나왔어. 그래 저녁에 자명 이 어사가 물았어.

ꡒ주인장 어른, 어째 식사 때 되어 안에 드가가 식사머레(식사하는데) 윗고 박수치는 게 무신 일입니까?ꡓ

그래 그 주인 말씀이,

ꡒ아 이게 참말로 미안한 말입니더. 우리 집으느 내가 소생이, 아들이 열 둘이라. 그래 열 둘인데. 이눔들이 저거꺼정 모아가주고.ꡓ

아들 열 둘이머 며늘 열 둘이그덩.

ꡒ맞이를 내가 델고 있고. 그 외에는, 열 하나는 저 건너 각단에도(건넌 마을에도) 살림 내놓고. 이 마실에도 살림을 죽 이래 내놨는데. 저거꺼정 하는 말이, ꡐ아붐(아버님) 대접으로 저거 다 자식인데 어예 큰집 안으로 (부인으로) 지거 안으로.ꡑ 동서이까네. ꡐ큰집 형님만 이래 애로 참 자실 게 아이라. 우리가 뭐 어떻게 갈라가 같이 대접을 하두록 합시더ꡑ 아이동서들이(아랫동서들이) 이렇게 하이. ꡐ아이고 그런거사 아이다. 자네네는 다 분가를 해가 있시이, 지차가 데고 하이. 어른들은 이 큰집 명색으로 지가 거느래야죠.ꡐꡓ

그래가 인자 그 영감시가 절제를 자-(지워) 좄어.

ꡒ느거가 다 자식인데. 너거가 정 섭섭하거들랑, 큰 며늘으는 언제든지 밥을 담고. 내가 여기 삼시로(세 끼를) 먹으이. 식사로 하고, 반찬을랑 인자 너가 열 하나에 메늘이 머로(무엇을) 해가 오던지 반찬을 담아라.ꡓ

이래 해놨거등. 이래 해놓이.

ꡒ예. 그렇게 합지요.ꡓ

그래 인자 둘째 메늘, 시째 메늘, 때마중 인제 저역 때 때마즘 뭐로 인자


[272 쪽]

반찬을 시제마끔(제각기) 이래 해가 인자 한 쟁반씩 해가 왔다 말다. [듣는 이들을 향해] 상을 마 보통상만 할 끼라. 아메 큰상만 하이, 그렇크름(그토록) 인자 채리지러.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ꡒ이래가 밥을 언제든지 델고 있는 큰 메누리가 이래 하고. 반찬은 지처(아래) 메늘들이 해가 와가, 이래 떡 저붐을(젓가락을) 들고, 어는 반찬을 먼저 먹어야, 내 취미에 뭐로 이래 보이 조런 거는 아매 맛있지 싶어. 이래 마 한 점, 저붐을 가주고 그 쟁반에 첫점 한 점을 이래 잡으마, 마 그 열 둘이 메늘이가 [손뼉을 치며] 박장을 치고, ꡐ형님요, 내가여 아침에 일등했심더.ꡐ 그거 생각하머, 그 자질러, 오죽해. 이래가주 골라가 그 윗는 소리가 들림니더.ꡓ

참말로 박어사가 들어보이, 이런 거는 처음이그덩. 참말로 나라 잉금도 나라 잉금도 그만 참 복자 좋은 데가 없능 기라.

ꡒ아따, 여어 참 주인 참 여어 복자 좋심더. 그런 복자 참.ꡓ

ꡒ혹 왈.ꡓ

주인하는 말이,

ꡒ혹 왈 다 이르기로 저를 다 복자 좋다고 합니더. 어떤 이는 머 혹 오먼(오면) 나라 상감님보다가 복자가 낫다고 합니더.ꡓ

요말로 했다 말다. 하니, 박어사가 고거 마 맘에 탁 걸렜다. [중얼거리듯이] ꡐ아무리 복자가 좋을지언정 임금 보다가 낫다 해가……ꡑ 그래가 무즌 기필로 해가, 자책에다 필기를 해가주골랑. 그래 하룻밤 쉬가주고 갔는데.

그래인자 시골로 전부 여어 인자 참 출동을 다 해가 서울로 올라갔다 말다. 가서 참 잉군 상서를 하고,

ꡒ잘 댕겨 왔심더.ꡓ 하골랑. 그래 전하가 묻기로,

ꡒ그래, 경으는 영남을 가서 그 어디 어디, 그 농가사는 경과가 어떻덩고?ꡓ


[273 쪽]

그래 쭉 얘기를 하는데.

ꡒ시골 충청도 어디는 가이 어는 집에 드가이, 가사도 좋을 뿐아이라, 그 주인이 아들 열 둘로 질레가(길러서) 아주 그 귀염을 받습디더.ꡓ

ꡒ그래? 그러면 어떻게 하길레 그렇노?ꡓ

그래 아들 열 둘로 놓고 식사 그 당한대로 얘기를 했다 말다.

ꡒ어는(어떤) 손님이라도, 손님만 인자 먹고. 주인으는, 손님은 사라아 들고 때마정 인자 안에 드가가 먹는데. 식사 가운데 손바닥을 치고 웃으머, 서로 가머, 용(영) 돌래들이 무너지는 소리가 나이. 이거로 실지로 마 머 그 참 놀랍은 정성이 있읍디더.ꡓ

ꡒ그래 놀라븐 데가 어떻게 지내더냐?ꡓ

카이. 그래 인자 반찬을 어떻게 해가 오고, 살림난 며늘들은 반찬당코, 델고 있는 메느리는 언제든지 밥을 담고 이랬는데.

ꡒ어른 저붐이 인자 반찬 해가 온데, 내 귀미에(구미에) 도는 고게(거기에) 첫 저까치(젓가락)가 가먼, 아주 ꡐ형님요. 내가 일등 했심더.ꡓ

카고 머 박장을 치고 [또 손뼉을 쳤다.] 윗는 게, 그래 아주 깊은 관계 있읍디더. 그래 인자 하는 말이,

ꡒ그 머, 오는 사람 가는 사람이, ꡐ나라 상감님보다가 참 복이 낫다.ꡑ고 합디더.ꡓ

이러이, 임금이 가마 생각하이 그 이걸 참 잉금보다가 복이 낫다 해가는 그런 백성되고는 너무 과도하그덩. 이래가 임금이,

ꡒ아하, 그 백성들이 그것 참 그 다복한 사람이다. 잘 사는 사람이 있구나.ꡓ

임금이 이런 말을 참 하고. 그래 그런 풍상을 다 구경을 했이니. 그 상소를 했다 말이다. 보이까네 성함이 얼매라. 뭐뭐 머라.

이래 딱 이래 인제. 그래 수일 후에 그 영감을 전하서(대궐에서) 불렀다. 요새말로 하면 호출한 겉이. 그래 그 참 부자 아들 열 둘 둔 영갬이 서울 참 대궐에서 올라 오라꼬 이런 통기를 받아가 갔다. 가가지고 그 전하서


[274 쪽]

인사를 올리이,

ꡒ신은(臣은) 저 충청도 아무데 사니더.ꡓ

ꡒ그래, 내 들으이 경으는 저- [더듬다가] 니는 아들로 많이 뒀다며?ꡓ

ꡒ예. 그렇심더.ꡓ

ꡒ아들을 많이 둬가 행하는 얘기를 여기서 좀 하라.ꡓ

고. 그래 여하하고 여하하고,

ꡒ……그렇다.ꡓ

하이. 그러이,

ꡒ고맙다.ꡓ

이라고.

그 임금이 참 죄로 줄 텍은 없그덩. 말 한 마디가 전시이 (전신에, 온통) 마 그래 약속을 했던 모얭이라. [청중을 둘러보며] 그래인자 그거 뭐고? 관군 거- 하인이 안 있나?

이 영감이 전하 댕기가(전하에게 다녀서) 갈 때, 주장(주로) 저 한강을 글때는 한강을 배를 타고 건넜는데.

ꡒ배 타고 갈 때, 내가 구슬로 하나 줄 터이니. 저저 줘 보낼테니. 이 구슬을 빼앗아뿌라.ꡓ

고 임금이 그런 내용으로 그런 약속을 했다 말이지. 그래 머 참 이게 주접지 안 하지마는(주고 싶지 않지만) 인자 구슬을 하나 내가지골랑 아들 많이 놓은 영감으로,

ꡒ이걸 사랑시리(사랑스럽게) 가지고 있다가, 어느 시대라도 이 전하서 한 번 또 부르거들랑 구슬을 가오라고.ꡓ

이라골랑 구슬로 인자. 아들 놓은 영감이 임금인데 좋은 인자 보물 받으이 즐겁그덩.

봉투 속에다 첩첩이 이래 넣어가지고 내려오는 판인데. 한강물에 배를 인자 탔다. 타이, 뱃사공들이 저거끼리 밀고 땅그고(당기고), 우째 가지고는 마 요새 뭐꼬? 남의 돈 터는 거 머고? [청중들에게 물었으나 별로 답


[275 쪽]

을 기다리지도 않고 계속했다.] 그 짓으로 마 그 구슬을 한 놈이 빼앗아뿌렜어.

그래 뭐 배는 건네줬는데. 배에서 건네가보이 머 구슬을 잃아뿌렜다. 물에. 어예 마 물에 빠잤뿌랬는지, 우에 됐는지. 이 영감이 마 색이(色이) 한나도(하나도) 없거덩. ꡐ이 구슬을 훗번에 전하 부를 시기에 이걸 가오라고 했는데. 이 구슬로 못 가 가머 인자 머 그 걸음이 죽는 걸음이라.ꡑ 이게 생각이 나는데 나고.

그래가 뭐 할 수 없이 찾을 도리가 있나. 질식노탄을 하고 집에 왔다. 오이 며느래 열 둘, 그라면 스물 너이다. 자질네가 전부.

ꡒ무사히, 안녕히 다녀왔심니까?ꡓ

하고는. 이 영감씨가,

ꡒ야들아, 내가 이번에 참 임금 전하께서 대 칭찬을 받고 내가 왔다.ꡓ

이카골랑.

그래 마 사라아 들어가가 안에 문을 딱 걸고 마 식음을 전폐하고, ꡐ내가 머 인지 후년 서울 가가 임금인데 죽기는 죽을 챔이니, 마 내 바아서, 내 집에서 곯아 죽겠다.ꡐ고 이런 생각을 먹고. 문을 마 걸골랑 그 날 저녁부터 식음을 전폐했지.

그러이 언자 하벌아사(분명히 알 수 없음) 아들이 마 때마다 와가 울고불고,

ꡒ무신 곡절을 모르겠심더. 아버지가 서울 다녀오신 이후는 문을 철봉하고 식음을 전폐하니, 이거 자식된 도리에 이럴 도리가 어데 있읍니까? 문 좀 벳겨주시오.ꡓ

ꡒ뭐 내가 한 일도 없고 나는 인자 모든 것이 구찮으이 너거 마 그래마 알고 그래 행해라.ꡓ

아무리 빌아도 안 돼.

맨 끝에 며느리가 하리(하루) 아침에는 저 건네 마실에 사는데. 그 큰 걸따물에(냇가에) 인자 일찌기 반찬을 해가 오는 판인데. 낚시군이 낚시로


[276 쪽]

잉어, 마 이만한 거를 한 마리 낚아 놨는데. 그 놈 보이께네 참 좋그덩. ꡐ아무래도 우리 시어른이 저 놈을 어예 한 점 회로 해가 드리면, 한 점 자시지.ꡑ 싶어가 적은 며느리가,

ꡒ여보시오, 아침 일찌기 그 참 이거 게기(고기) 좋심더. 이거 한 바리(한 마리) 어예, 얼매 달라 합니껴?ꡓ

ꡒ얼맵니다.ꡓ

그래 어느리(에누리) 없이 샀다. 사가, 참 포장을 해가 걸물로(개울물로) 건네여 인자 큰집에 떡 오이. 오던 질로(길로) 인자 큰집, 인자 맏동서인데 칼도매를(도마를) 얻았그덩. 얻아가 손수로 인자 이 놈을 한 쪽을 [손을 비스듬히 해서 자르는 시늉을 하며] 이래 쳐가주고 회를 몇 점 했다. 해가지고 그 시어른 문 잠가 놓은 걸 마 구구히 사정을 얼매로 해가. 아무리 아들이 많애도 막내이가 아무래도 더 뭐 생객이 나는 모얭이라.

ꡒ건네 사는 아무게 저저 참, 막내이 시더. 문 좀 벗기주소. 아버님, 이래가 됄 일입니꺼?ꡓ 카머. 머 하- 울어싸가지고, 생각하이. ꡐ내가 이거 식음을 전폐하고 죽을 지언정 저게 하 저거사 내가 얘기를 할 밖에 없다.ꡑ고 막내며느리로 문을 벳기좄어.

그래가 회 한 점하고 이래 집어가지골랑 어른을 권한다.

ꡒ내 얘기를 듣고, 그걸 뒤로(나중에) 내가 먹지. 니거 야들아, 걱정마라. 내가 다른 거 어이다. 너거 아다시피 수 일전에 서울서 대궐에서 부른 관계로 가니. 상감님이, ꡐ아들 많이 길러가 호강한다.ꡑ고 칭찬을 마이 하고 구슬을 한 개를 주는 것을 가 오다가, ꡐ이 뒤로 또 부를 시대에 이 구슬을 가 오라.ꡑ 카기 따문에. 한강에 배타는데. 이놈 뭐 배가 출렁거리고 여러 사람이 어찌, 어예 된지, 구슬을 마 거기 잃았버맀는데. 그러이 내가 훗번에 어느 때 부를런지, 이 구슬을 못 가가면 내가 그 서울 가가 죽능 기라. 그러이 내가 여기 뭐 사람이 안 묵으면 안 죽나? 내방에서, 사라아……, 결심한 사람이다. 나는 이 길로 죽을 챔이다.


[277 쪽]

너거 다 그래 알고 너어가(너희가) 아무리 식사로 권해도 안 될 터이고. 내력은 그것 뿐이다.ꡓ

그 끝에 며느리가.

ꡒ구슬요?ꡓ

이카며 깜짝 놀래. 그래 마 쫓아가 잉어를 잡아뜯던데 말인데 칼도매 끝어리 놔뒀그덩. 그래 배를 쭉- 타다 보이. 머 칼끝에 ꡐ떨거덕ꡑ것고 끝이 이상턴 모양이라. 그래 가가 피뭉테기에 ꡐ이래이래 찾으이, 구슬이 한 개 있어. ꡐ이게 그건 모양이다.ꡑ 싶어가, 그래 쫓아가가 피를 이래 헹가뿌고 이래 시부인데 가아 오이(가져 오니).

ꡒ아버님, 이거 이거 구슬, 서울서 임금님께 주시던 구슬이 이겁니꺼?ꡓ

마 틀림없그덩. 그거라.

ꡒ야야, 이게 웬 일이고?ꡓ

ꡒ그래 이러이러하고 아침에 오다가 낚시꾼이 잉어를 이런 걸 낚아놨는데. 그걸 사가 와가 회를 한 점 하다가 보이 뭐 저 회로 무슨 돌을 묵았능가 끝에 무슨 소리가 나가, 그래도 마 이래 하고. 구슬 카이 지가 나가 보이, 이거 구슬이 한 개 있읍디더.ꡓ

그래 인자 지 복은(자기 복은) 채로 쳐도 안 나간다는 그긴데. 아들이 지성을 효성을 있이니, 이놈 저 서울 한강서 잉어가 말다. 물에 떨아뿐 구슬을 조아 묵고 그 잉어가 충청도로 떠내려왔던 모양이지. 해필 그 잉어가 들려가지고 그 내제(나중에) 그만침 그 이야기가 역사아 많은데. 그런 사람이 있다 이거라. 그런 복자가 있었어. 그 자질네가 충청도에는 참 그거 마캐(모두) 그 열 두 집이가 마캐 양반 뭣이라.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