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대적퇴치(地下大敵退治)    
 
 G002+AKS-UR20_Q_1063_1_F_033
 [음성통합상세화면]
제목 지하대적퇴치(地下大敵退治)
테잎연번 [대야면 설화 33]
음성위치  T. 대야 9 앞~뒤
채록지  죽산리 탑동
채록자  박순호, 이홍 조사
구연자  조석준
출전  한국구비문학대계 5집 4책
출전페이지  788 ~  799
설명  * 하도 오래 되어서 끝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
본문 
한 놈은 심(힘)이 원체 시니까(세니까) 말여 ‘어디를 가던지 내 위에 더


[789 쪽]

심신 놈 없을 것이다.’ 좌우간 그리서 팔도강산으 댕김서 ‘나 이기 먹을 놈을 없을 것이다.’고 심자랑 허로 댕겨.

댕기는디 한 간디(군데)를 갔더니 한 뇜이 옆으가 있는디 바우(바위)를 주먹으로 탁탁 쳐낸게 파싹파싹 가루되아 부서지고 부서지고 그러거던? ‘허허, 이것….’

“여보쇼. 당신 수인사(修人事)나 헙시다. 나는 아무것이요.”

근게,

“나는 바우산이라는 사램이요.”

글더라느만,

“그러먼 당신허고 나허고 시름(씨름)을 해가지고 이기는 사람이 성(형) 노릇허고 살읍시다.”

“그먼 그러자.”

고. 시름 해가지고 바우산이란 놈이 졌네. 원래 심자랑허던 놈이 이겼어.

“우리 둘이 댕기먼 어디 가서나 범 못헐 것여.”

형님이라고 동상(동생)허고 그리가지고서는 유현덕이나 장비나 운쟁(운장)이나 이런 사람처럼 이렇게 [고상락 : 만났고만?] 응, 거시기 혔지.

한 간디를 갔더니 큰― 동네 가운데 갔더니 정기(정자)나무가 하나 있는디 말여 아, 숨을 쉬는대로 정기나무가 걍(그냥) 이리 자빠지고 저리 자빠지고 막…, 멫 아람(아름) 되는 정기나무가,

“여보쇼, 여보쇼!”

흔들어 깼어. 근게로,

“어떤 뇜이 잠 자는디 으른(어른) 잠 자는디 깨야.”

고 막 호령을 벡락(벽력)같이 허거든?

“아, 다른 것이 아니라 우리 수인사나 허고 지냅시다.”

긌더니

“그럽시다.”

“그 당신 뭐요?”


[790 쪽]

“나는 정기산이란 사램이요.”

[고상락 : 정자산이?] 응, 정자산이.

“정기, 정자산이란 사램요.”

“그리야고, 그러먼 우리 그럴 것이 아니라 당신도 가만히 보건대 심께나 시게 생겼소. 근게 이 사람허고 시름을 한 번 해보쇼, 해봐가지고 우리가 이기는 사램이 성 내고 지는 사램이 동(동생) 내가지고 우리 샘형제(삼형제) 히가지고 샘형제 결의를 맺어가지고서 댕깁시다.”

[고상락 : 유관장 샘헹지(1)[주]《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나오는 삼걸(三傑)로 유비(劉備), 관우(關羽),장비(張飛)를 말함. 맺딧기 허느만?] 음.

“그리야”

고. 아, 쉼(숨은) 그렇게 정기나무가 숨 쉬는대로 왔다 갔다 히도 바우산이 한티 졌네. 그런게 인자 여그서 인자 심 시다는 뇜이, 고뇜이 제일 성, 바우산이가 두째 성, 이 정기산이가 말허자먼 세째 막내란 말여. 그 의형제를 묻어가지고서 댕겨. 어디 가서 걍 투탁 사냥히다가 구워서 먹고 막 그러고 댕김서 그렇게 댕겨.

그 한 간디를 갔더니 큰 지와집이 산고라창(산골)으가 있는디 거그가 쥔(주인)을 찾었드라느만. 찾은게 여자 하나가 나와, 이쁜 여자가 하나 나오더니,

“웬 손님이냐?”

고 그러드라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저물고 우리가 사냥을 허다 보니까 저물게 생기고 어디 마을도 잘 모르고, 마침 집 한 가호가 있기 때민에 우리가 찾어온 것인게 처마 밑이서라도 하룻저녁 유허고 갑시다. 신세를 집시다.”

그러니까,

[천천히] “신세지는 것은 좋은디…, 안됩니다.”

글더라느만. 근게,


[791 쪽]

“뭣이 안되요?”

“우리 냄편(남편)이 오먼은 당신네들 죽어요.”

그더래야.

“그 당신 남편이 뭣허는 사람이요?”

헌게로,

“우리 남편도 순전 사냥허는 사램이요. 근디 그 사람은 사냥허고 오는 소리가 발뿌리에 독(돌) 채는(채이는) 소리가 천둥 우는 소리 나고 그런다.”

고 그러드래야. ‘그나저나 우리 스이(셋이) 합산허먼 그것 하나를 못이기까.’ 이렇게 생각허고서는,

“그나지나 야튼 하룻저녁 어디 인간청(人間廳)(2)[주]‘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뜻으로 쓴 것임.으 와서 자야지 어디 가서 자겄소, 이 거시기에.”

“그러먼 내가 친정오빠라고 헐 트니까 자고 갈라먼 자고 가쇼.”

글더라느만. 그 인자 밥을 멕이고…. 신발 있고 헌게로,

[퉁명스럽게] “뭔 사람들여?”

어찌고 그러드라느만, 그런게 아 참,(3)[주]빠뜨린 부분이 있음을 알아 차리고 한 말. 이후 보충하여 계속함. 그러기 전이 아니나다를까 걍 사방으 막 천둥허는 소리가 나고 거판허드리야.

“이게 뭔 소리냐?”

그맀더니,

“시방 남편이 사냥 히가지고 오는 소리라.”

고 긌더니 멧돼지를 걍 어깨에다 착착 나락가리 미딧기(메듯이) 미고서는 왔는디 마당에가 그득막허게 왔드래야. 무조건 삶어서 통돼지로 디리 놓으먼 걍 입이다 막 찢어서 느먼은 뼈다구는 뼈다구대로 휭휭허니 휘파람소리 나듯 날러가고…. [일동 : 웃음] 그러고서는,

“이놈 웬 사람들이냐?”


[792 쪽]

고 글더라느만,

“아이, 느닷없이 어떻게 히서 친정오빠들 두 분, 세 분이 왔다고 말여.”

근게,

“아, 그려? 그러먼 오늘 잔치 히야겄네 처남들 왔은게.”

어찌고 글더라느만. 그러더니,

“사냥헌 놈 잘 좀 삶으라.”

고 글더라느만, 해가지고서는 순전 뭐 칼로 끊을 것 읎이 삶어가지고 다리를 찢어가지고 들고서나 걍 먹고 그러는디, 근디 이놈들은 어디 그렇게 먹어 버릇 힜간? 심은 그렇게 시어도. 가만히 생각헌게 ‘요놈을 심자랑히서 한 번 대립을 허까, 어찌까?’ 허다가, 근디 그 여자가 오빠라고 히놨으니 어떻게 대립도 못허고 말여. 인자 기 죽어서 지내고 그런디 한번은 그 여자가 인자, [말을 바꿔서] 그러고서는 처남들 거그서 같이 자고 밤새드락 술 먹고 그러고서는 있다가,

“처남들 그먼 쉬었다 가. 나 또 사냥허로 갈 틴게.”

그러드라느만,

“그러마”

고. 그더니 여자가 어디로 도망갔으먼 쓰겄는디 여자가,

“그 남자허고 살 수가 없다….”

고 허드래야.

“살 수가 없는디 어디로 도망가도 못허고 도망가야 곧 잽힌다.”

고 허드라느만.

“그려? 그 좌우간 한번 도망가 보자.”

고. 그리서 인자 느이(넷이) 도망을 가는 판여. 그 거시기 사냥허러 간 뒤에, 도망을 허는 판인디 아, 조매 있은게로 도망을 한참 허는 판인디, 느닷없는 막 천둥소리가 나고 그러드라느만. 근게,

“웬 소리냐?”

헌게,


[793 쪽]

“벌써 도망헌지 알고 온다….”

고 허드래여.

“큰일 났다고, 인자 다 우리 느이는 다 죽었다.”

고 허드리야. 그 인자 그냥 잽힜어, 도망가다가.

“어디를 가냐?”

글더라느만,

“아이 바양(배웅), 이 오빠들 바양허로 간다.”

고 헌게로,

“바양이 뭐냐고, 느덜 시방 도망갈라다 들켰지?”

글더라는구만.

“절대 그것이 아니라고.”

그 한번은 무마가 되았어, 무마가 되았는디,

“아, 처남들 여그서 쉬어가지 뭣허러 뭔 걱정이, 뭣이 모지래서 갈라고 허냐?“

고 그러드라느만. 여자가 하도 아양을 떨고 근게로, 그 갔는디 한번은 여자가 아 저, [말을 바꿔서] 그러고서 인자,

“같이 사냥허는디 가자.”

그러드라느만, 그 사냥허는디 같이 가자고. 그리서 사냥허는디 같이 따러 가닌게로 막 뒤에지(돼지)고 뭣이고 걸리는대로 걍 총 암것도 읎이 그냥 이리 어떻게 잡아서 거시기 허는디 뭐 산데미처럼 착착 어깨다 뒷다리 잡어서 탈탈 털어서 짊어지고 오고 순전 그짓을 허고 있는디, 사냥을 허고 와가지고서 저녁으 잘 먹고서는 그러고서는 인자 자빠져 자는디, 술이 원체 독주로 히가지고서는 특별히 멕였어, 그놈을. 지 남편기다 멕있는디 이놈들도 인자 모르고서는 곤자꾸 돼버려 나자빠져 잤지.

아, 근디 자고 일어난게 여자가 읎네. 여자가 읎는디 가만히 본게로 멩지꾸리(명주실꾸리)가 졸졸 있어. 근디 멩지꾸리를, 인자 사정없이 멩지꾸리만 막 니(네) 뇜이 따러가지. 니 뇜이 그 멩지꾸리만 얼매를 거시기헌가


[794 쪽]

멩지꾸리를, 따러가는디, [고상락 : 그 쥔도 따러가느만?] 응? [고상락 : 쥔도 가?] 근게 느이 가지, 따러가는디 얼매를 갔는가 가는디 굴속으로 들어갔어. 근디 굴속으서 멩지꾸리를 잡고서 얼매를 들어가야 끝이 읎어 굴이, 근게 어둬서 못들어가고 그냥 도로 나오게 그렇게 되는디, 그 굴속을 들어가다 말고서 어떻게 되냐먼 거그서 메칠을 문앜(문앞)으서 칡을 떠다가 막 줄을 맸어. 근게 수천발 수만발 된다고 히도 과언 아니지. 그렇게 매

고서는,

“들어가다 못들어가게 생기먼은 줄을 깐닥거리라고. 깐닥거리먼은 못들어가는 걸로 알고서는 잡어댕기고 글않으먼 늦추고 그러마.”

고. 근디 인자 제일 거시기 더러 말허자먼 그 냄편이지 근게, 그놈더러, 사냥허는 놈 더러 들어가라고.

“당신이 누님 찾을라먼 매양이 들어가라.”

고, 매양이라고 헐 수배끼(밖에) 없지. 인자, 근게 들어가가지고서는, 들어가는디 줄을 깐닥거리드라느만, 그 내쏴둬 버맀어. 작것, 디져(죽어) 버리라고, 그맀더니 아, 이놈이 까딱거리더니, 막 들고(자꾸) 까딱거리 쌌드래야. 그러더니 내쏴둬 버맀더니 나중으는 까딱거리도 않드라는 것여. 어디가 떨어져 데졌는가(죽었는가) 어찠는가 그러드라느만.

그더니 인자, 거그서 인자 정기산이더러 들어가라고 헌게로 들어가다 못들어 가겄다고 나오고, 바우산이란 놈더러 들어가라고 헌게 들어가다 못들어가겄다고 나오고, ‘그러먼 얼매든지 줄만 느려라. 내가 들어가마.’고.

아, 들어가니라 헌게로 얼매를 들어간게로 참, 들어가는디 나중으 한참 들어간게로 그 집이, 그 밑이 가서 한 가호가 있드라네. 근디 이녀석은 어디가 뒈졌는가 있도 않고, 집이 한 가호가 있는디 버드나무가 하나 있드라느만. 그래서 인자 그 버드나무로 올라갔드리야. 올라가서 있인게로 그 부인이 물동우(물동이)를 가지고 나오드라라느만. 그 밑이가 시앰(샘)인디, 그리서 인자 그 버들잎을 훑어서 집어 뎅깄드래야. 긌더니 이렇게 치다보


[795 쪽]

드라느만, 그더니 치다본게 그 즈 집이서 매양이라고 아 참, [말을 고쳐서] 누님이라고 동생이라고 헌 남자거든? 근게로,

“어쩐 일이냐? 어떻게 히서 여그 오셨냐?”

근게로,

[작은 소리로] “암말도 말라.”

고. 그더니 물 질어(길어)갖고 가서는 어떻게 히서 나왔드리야. 나오더니, “어떻게 히서 여그를 왔냐?”

헌게,

“내 멧돼지한티 붙잽혀 왔다고, 멧돼지한티 붙잽혀 왔는디 천하없는 장사 벨사램이라도 여그 잡을 수가 없고 근디, 이 멧돼지를 시방 ‘혼이 이 둠벙으가 미꾸라지가 기다’고 허드라고. ‘이 미꾸라지를 열 개를 잡어 쥑이야만이 멧돼지가 죽지 열 개 안 잡어 죽이면 결대(절대) 멧돼지가 산다.’고 허드라고. 무슨 뭐 총맞어도 안죽고 좌우간 야튼 무선 것이 없는디, 어떻게 여그를 빠져나갈 길이 없다고, 어서 가라….”

고 허드래야,

“나는 기우(어차피) 이렇게 생깄은게 여그서 죽던지 헐틴게 가라.”

고. 그리서 거그서 안가고서는,

“어떻게 같이 가야지 나만 올라갈 수 있냐고 말여.”

그 인자 그 방죽으 인자, [말을 바꿔서] 금서 이놈도 인자 사냥허로 댕긴다고, 근디 사람으로 되았다 멧돼지 되았다 히가지고서는 나댕기는디, 그 굴을 그렇게 왔다 갔다 혼자 그냥 그러고 댕기는디, 한번은 인자 사냥을 갔다고 그러고서는 나왔드라느만. 나왔는디 아 둠벙으 가서 그 미꾸래기(미꾸라지) 열 개만 잡으먼, [말을 바꿔서] 근게 그것을 안 알키 주는디 하도 여자가 아양 부리닌게로 그 순간에는 인자 엉겁질이(엉겁결에) 부부간 이라서 알키줬어.

“나는 암것도 무선 것도 읎고, [고상락 : 멧돼지가 일러줬구만?] 응, 이 방죽으 가면은 미꾸래기가 열 개가 있다고, 근디 그게 내 혼이라고. 미꾸


[796 쪽]

리(미꾸라지) 열 개 죽이먼 죽으까 나는 칼로 찔러도 안죽고 뭐 벨시러야 쇠용(소용) 없다.”

고 그더라느만. 근디 여자가 인자 가만히 인자, 담력 있게 뭐 좋은 것 많이 거둬서 멕이고 그러고서는 미꾸래기를 잡어서 쥑이고 쥑이고 헌 것이, 근게로 미꾸리 잡어서 한 댓 개 쥑이고 쥑있더니 ‘몸이 어떻게 찌긋찌긋허다.’고 그러드래야. [고상락 : 마누라더러?] 그러니까 인자 ‘아, 당신같이 건강헌 양반이 뭔 몸이 찌긋찌긋히야고.’ 긌더니 아홉 마리를 잡어 쥑인게아프다고 허드라느만. 아퍼서 걍 끙끙 앓고 드러누웠드리야. 천상 한 마리가 잽히들 안혀. 아홉 마리는 잡어 쥑였는디. 근게 인자 이것 담력은 달어났지. 근디 이뇜이 걍 막 앓는 소리를 허고 눈을 부라리고 벨짓을 다허고 그러고 있는디 아, 한 마리가 천상 잽히야지. 근게 나중으는 인자 앓아서 이뇜이 정신, [말을 바꿔서] 한 마리 남었은게 담력은 뭐 거반 다 안빠졌어? 근게 둘이 그냥 그놈을 더듬어서 그렇게 찾을래도 못찾더니 용케 한 마리 잡혔어. 잽히가지고서는 그놈을 쥑인게로, [테이프 뒤집음] 쥑인게 멧돼지가 꺼꾸러졌어.

그런데 거그를 올라갈라는디 이 사람들 재주로는 올라올 수가 없어. 근디, 그 줄을 깐닥거린게로 거그도 신호를 허드래야 배깥이서 또, 근게 둘이는 못올라가고 천상 하나만 올라가야는디, 하나썩 올리고 인자 두차례로 올라가야는디, 그 여자를 머니(먼저) 올리 보내닌게로 아, 이놈들이 여자 데릿고 그냥 도망가 버맀네.

근게 그 굴속으서 혼자 살게 됐지. 말허자먼 그런디서. 하 이것! [고상락 : 동생놈들이 데리고 갔구만.] 응. 말허자먼 동상놈들이 데릿고 나가, 가버맀어. 어디로 데릿고 갔는고니 어디 구석진 디 절로 가가지고서는 말허자면은, 그 바오산이란 뇜이 정기나무 정기산이 위 아녀? 근게 그뇜이 차지허고 요놈은 인자 그 밑이 좀 동생이라서 심바람(심부름) 허고 그러고서는, [고상락 : 즈 성은 거그 떨어져….] 응, 떨어져서 제일 장형(長兄)은 거그가 있고.


[797 쪽]

근디 나중으 거그를 못올라와서 연구, 애타고 그러고 있은게 나중으 학이 널러(날아)오드라느만. [조사자 : 학이요?] 응, 학, 학이 널러오더니,

“당신 저그에 올라갈라면은 나는 미꾸래지 한 열 개가 또 필요허다.”

고 허드래야,

“그러먼 미꾸래미(미꾸라지) 열 개만 잡아주면은, 잡으먼은 내가 꾹 허먼 하나 입으다 느주고, 꾹 허먼 하나 느주고 허먼, 당신 태고서는 올라갈 수가 있다.”

허드래야. 아, 근디 그것도 또 아홉 개는 잽혔는디 하나는 천상없이 잽히간? 잽히들 않드래야. 그래서 나중으는 꾀를 냈어. 꾀를 내고서는,

“열 개 다 잡었은게 가자.”

고. 그러고서 인자 미꾸래미 아홉 개를, 열 개야 거그 올라간다는디 아홉 개를 잡어가지고서는 인자 열 개 잡었다고 허고서는 걍 거그를 올라갔어. [더듬거리다가] 황새 등짝 올라타고서는 가는디, 꾹 허먼 인자 미꾸래미 하나 느주고 입으다 그러고 한참 얼매든지 가다가 또 꾹허먼 느주고 근디. 마지막 꾹 허는디 손고락을 짤러서 걍 느줘 버맀어. 그런게 걍 올라 왔어.

올라왔는디, 인자 올라와가지고 그 학 더러 참 고맙다고 인사라도 허고 그러고서는 학은 학대로 널러가고서는 어디 방향을 알어야 찾으러 가지. 그리서 ‘니까짓 것들이 내 팔도강산 다 돌아댕기먼 느가 어서 잽히든지 잽힐 것이다.’ 그러고 인자 중 행세를 혀가지고서 말허자먼은 산고탈 뭐 절같은 디로 뭣 헌디로 이런 디로 막 걍 강산을 헤메고 댕겨.

그런디 한 군디를 갔더니 참 절인디 거그를 가서 배깥이서 동냥달라고 헌게로 ‘저는 혼자 그렇게 허고 성은 밑이다 떨어춰 놓고서 이놈으 새끼가 성이라고 나만 하인처럼 부리먹고 헌다고, 작것, 동냥이나 많이 준다.’ 고 막 쌀을 큰 걍 [양팔을 벌리며] 요만헌 말통으다 하나를 퍼왔드리야. 근게 뭣 모자 둘러씨고 잘 헌게로 인자 잘 모르지. 말허자먼 제 성이건마는 모르지 말 안헌게. 근디 감서 두런두런 혀.


[798 쪽]

“지가 그 여자 차지허고서는 저는 가만히 앉어서 밤나 주정이나 허고 술이나 처먹고 그 지랄허고 앉었고, 나더러는 심바람(심부름)이나, 하인처럼 부려먹고 있다고 말여.”

두런두런 허고 가드라느만. 그서 불렀어. 불렀더니,

“왜 그러쇼?”

험서 또 오드라느만, 그서 인자 모자를 이렇게 걷어침서,

“나 몰르겄냐?”

헌게로,

“하이고, 성님 잘 오싰소, 성님 잘 오싰소. 글안히도 그렇게 걍 성님을 올리고 갈라고 혔지마는 내가 동상뒤기 때민에 헐 수 읎이 맘대로 못허고 이렇게 와가지고서는 시방 그 여자 데리고 살음서 나는 하인처럼, 하인으로 생각허고서는 막 이렇게 부리먹고 그러고 있다고, 형님 잘 오셨다.”

고. 그때 나가가지고서는,

“성님, 성님! 저그 저 어떤 대사가 하나가 오셨는디 성님 좀 보자고 헙디다요.”

근게로,

“그까짓 놈으 어떤 놈으 대사가 나를 보자고 말여. 어서 가버리라고 허라.”고.

“아이, 잠꽌(잠깐) 좀 뭣 얘기, 물어볼 말 있다고 좀 오시라고 허드만요.”

그리가지고서는, 그런게로,

“어떤 놈으 자식이 왔가디 사람을 이렇게 귀찮게 성가시럽게 구냐?”

고 험서나 나오드라느만, 나오더니 그때보담도 몸이 더 나가지고서 잘 처먹고 참 그러고 나자신게 몸이 더 나가지고서는,

“당신 뭔 사람이간 나를 나오라 들어가거라 그 따우(따위) 짓 허고 있냐?”


[799 쪽]

고. 모자를 이렇게 걷어침서나 이렇게 치다본게로 기거던? 근게 그때는 인자 만나가지고,

“우리가 친형제간처럼 이렇게 허는디, 니가 여자애 하나 팔리가지고서 나를 거그다 죽으라고 몰아시놓고서는 니가 와서 이렇게, 사는 니가 어디 가면은 조선땅이지 어디 가먼 니가 피혀 나가서 살 수 있을 성불르더냐고 말여. 너같은 놈은 반드시 우리 결의형제 묻은 형제간이라고 볼 수도 읎고, 그러고 이 정기산이라는 사람을, 왜 이렇게 동생을 막내동생을 니가 하인처럼 부리 가지고 그따우 짓을 허고 있냐고 말여.”

그러고 거그서 담번이 거기서 목을 비고 그 여자는 인자 헐 수 읎이 즈성기로 오고 그리가지고서 심자랑허로 댕긴다고 헌 것이 심 한 번 제대로 써 보도 못허고 고생만 지긋지긋허게 허다가 말허자먼 끝났드래여. [조사자 : 이 이얘기는 언제 들은 것 같어요, 기억에?] 이것이 오래 되지. 그런게로 엉터리지. 멧돼지가 각시를 데릿고 산다는게 그게 뭐 말 헐 것 있을 것여?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