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류(所志類)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 디지털 아카이브
 소지류(所志類)   
 
  G002+AKS-BB55_B02500200E
해제작성 김건우
해제작성일 2007-07-20
간행처 한국학중앙연구원
작성시기 1840(憲宗6)
【정의】
소지(所志)
[번역]
겸민(兼民) 박진완(朴鎭完), 박규수(朴奎秀), 박광수(朴光秀), 박지수(朴之秀), 박규찬(朴奎燦), 박영찬(朴英燦), 박이찬(朴履燦) 등이 재배(再拜)하며 겸성주 합하께 우러러 아뢰옵니다. 삼가 생각건대 저희들이 대비전하(大妃殿下)의 전교를 공경히 읽으니, ‘만일 백성에게 이익이 된다면 무엇을 아끼리오.’라고 하셨습니다. 저희들이 대비전하의 전교를 공경이 읽고서 하늘같은 은혜를 감축하며 위로는 조정에서 아래로는 열읍(列邑)의 지방관까지 모두 성지(聖旨)를 유념하여 일반 백성들을 돌보아야 하는데 겨를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저 이른바 소리(小吏) 서원(書員)들은 유독 무슨 마음으로 반드시 생민(生民)들에게 해를 끼쳐 기어이 다 죽을 지경에까지 행패를 부린단 말입니까. 대저 서원(書員)들은 간사한 일을 행하는데 고질병이 되었지만 어찌 금년처럼 심한 때가 있었겠습니까. 또 어찌 남초(南初)의 서원 신보천(申甫天), 천읍면(天邑面)의 서원 박경춘(朴景春)과 같은 자가 있겠습니까. 저희들의 종가집 호노(戶奴)인 석봉(石奉)이 있는데 금년에 박경춘과 신천보와 함께 악행을 저지르며 전혀 근거 없는 일을 꾸며 대고 있습니다. 남초(南初)의 경우 세금을 2배 더 배정하고 읍서원(邑書員)의 경우 사적인 원한이 있다고 칭하고 나라의 세금을 빙자하여 무명일결세(無名一結稅)로 무단히 부가하니, 이와 같은 상놈은 참으로 천하에 어려울 것이 없는 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들이 궁벽진 바닷가에 살고 있어 비록 아무런 힘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찌 아무 소리 없이 저들의 세금을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는 악행을 부리는 아래에 자복하겠습니까. 또 산 사람은 그래서 용서할 수 있으나 재산도 없고 농토도 없고 온 가족이 굶주려 죽으면 그 죽음을 슬퍼하며 그 실상을 측은하게 여기리오. 또 무슨 죄가 있어 저 상놈들이 초야(草野)에 빈 이름을 걸고 근거도 없이 부세를 매겨 의례히 작부하여 마을마다 세금을 내며 이것으로 친족들에게 징수하고 또 마을사람들에게 징수하며 얼마 후에 크게 협박하여 죽을 수밖에 없는 백성들이 원통함과 곤궁함을 호소한다면 족히 천지를 감동시킬 것입니다. 이를 차마 한다면 또 무엇을 꺼려서 하지 않겠습니까. 저들은 관가가 나에게 어떻게 할 수 있으며 법전은 말할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민간에서 그들을 원망하는 말 중 “차라리 열 명의 병신(丙申, 중국 한나라 때의 대표적인 가혹한 관리)은 볼지언정 한 명의 신천보는 있어서는 안 되고, 온갖 여귀(厲鬼)를 가까이 할지언정 한 명의 박경춘을 가까이 하지는 않겠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미미한 저 상놈으로 인하여 태평성대의 기상(氣象)에 흠결이 된다면 어디에 성조(聖朝)에서 백성을 돌보아주시는 본 취지가 있습니까. 저희들이 영문(營門)에 가서 이 심정을 하소연하고 싶지만 먼저 성주합하께 고하옵니다. 삼가 원하건대 합하께서는 그들의 간사한 실상을 살피시어 엄한 형벌을 내려주시고 도색(都色)을 불러와서 이안(吏案)에서 삭제하여 저들로 하여금 다시는 간사한 악행을 행하지 못하게 하시고 생민들로 하여금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러 원망을 호소하지 않게 하소서. 겸성주께서 처분해 주시기를 천만번 간절히 바라나이다. 정자년(1840, 헌종 6) 2월 일.